전시를 열며
국립중앙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중국 국가박물관이 공동으로 기획한 특별전 ‘三國三色-동아시아의 칠기’는 한일중 국립박물관 관장회의와 연계하여 개최하는 전시입니다. 세 국립박물관은 2006년부터 상호협력과 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관장회의를 개최해 오다가 삼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넓히기 위한 문화유산 공동전시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2014년부터 우호와 삼국 문화의 이해를 위해 2년에 한번 국가별로 돌아가며 전시를 개최해오고 있습니다. 삼국 순회전은 한일중 문화를 포괄할 수 있는 주제로 기획되며 전시명은 전시개최국 뒤에 다음 개최국 순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개최하고 다음 전시는 일본이 주관하여 준비한다는 의미입니다. 다섯 번째로 열리는 이번 공동특별전의 주제는 ‘칠기’입니다. 칠기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예품으로 한일중 삼국은 공통의 재료인 옻을 사용하여 각각 ‘나전칠기’, ‘마키에’, ‘조칠기’ 라는 고유의 칠공예품을 완성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14~19세기에 제작한 삼국의 대표 칠기 46건을 한자리에 모았으며, 붙이고 뿌리고 새기는 삼국 고유의 장식기법과 형태, 색채, 무늬 등으로 보여지는 삼국삼색의 독창적이면서 화려한 칠공예품을 감상할 기회가 될것입니다. 시간의 예술이라고도 불리는 ‘삼국삼색’ 한일중 삼국 칠공예의 세계를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2부 한국 칠기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옻칠 흔적은 여수 적량동 7호 고인돌에서 발견된 2500년 전의 요령식 동검 칼집의 옻칠 흔적입니다. 광주광역시 신창동 유적에서는 2000년 전 제작된 옻칠 정제 도구와 칠기 주걱이 발견되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칠기를 만들게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려시대 이웃 나라 중국과 일본은 나전칠기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칠공예품을 만들었지만 우리나라는 나전칠기를 독보적으로 발전시켰습니다. 고려시대에는 나전칠기로 주로 귀족 취향에 맞는 공예품이나 불교에 관련된 물품을 만들었고, 빛 좋은 전복 껍데기를 아주 얇게 갈아 만든 박패를 사용했는데 이는 조선시대까지 이어진 우리나라 나전칠기 고유의 특징입니다. 조선시대 나전칠기는 고려시대의 전통을 계승하여 더욱 발전했습니다. 나전칠기의 기물은 생활용품과 가구까지 그 종류가 확대되었으며, 무늬는 연꽃 넝쿨무늬와 같은 전통 장식무늬에 더해 십장생무늬나 산수무늬 등으로 다양하게 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