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를 열며

국립중앙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중국 국가박물관이 뜻을 모아 함께 준비한 특별전 ‘三國三色-동 아시아의 칠기’는 한일중 국립박물관 관장회의에서 의논하여 준비하는 전시입니다. 2014년부터 좋은 관계 유지와 서로 다른 삼국 문화의 이해를 위해 2년에 한번 국가별로 돌아가며 전시를 열고 전시명의 국가순서는 전시 개최국 뒤에 다음 개최국 순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전시를 열기 때문에 첫째로 오고 다음 개최나라는 일본이라는 의미입니다. 다섯 번째로 열리는 이번 공동특별전의 주제는 ‘칠기’입니다. 칠기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예품으로 한일중 삼국은 공통의 칠재료인 옻칠을 사용하여 각각 ‘나전칠기’, ‘마키에’, ‘조칠기’ 라는 고유의 공예품을 완성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14~19세기 제작한 삼국의 대표 칠기 46건을 한자리에 모았으며, 붙이고 뿌리고 새기는 삼국 고유의 장식기법을 비롯한 三國三色의 각각 다른 특징을 볼 수 있는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시간의 예술이라고도 불리는 한일중 삼국 칠공예의 세계에서 마음껏 아름다움을 즐기고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2부 한국 칠기

옛날부터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는 옻나무를 사용해 칠기*를 만들어 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광주 신창동 유적에서 옻을 사용하는 기술과 나무 주걱 칠기가 발견되었습니다. 이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2000년 전부터 칠기를 만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려시대에 우리는 나전**칠기를 특히 잘 만들었습니다. 자개를 얇게 갈아 귀족들이 좋아하는 예쁜 공예품과 불교 관련 예술품을 만들었습니다. 고려의 나전칠기는 아주 섬세하고 아름다워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초기에 우리는 고려의 양식을 따라 함 등 비교적 적은 기종만을 나전칠기로 만들었지만, 점차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에 맞춘 생활용품과 가구도 나전칠기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연꽃넝쿨무늬와 보상화무늬 같은 전통 무늬 장식도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나중에는 식물이나 동물, 십장생*** 등 다양한 무늬로 바뀌면서 칠기가 더 화려해졌습니다.

*칠기 : 나무에 그릇에 옻을 여러 번 칠해 만든 물건. ‘옻’이란 옻나무에서 나오는 진득한 액체입니다.
**나전 : 공예품에 반짝이는 조개 껍데기 조각을 붙여서 장식하는 기법입니다
***십장생 : 오래 살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을 상징하는 해, 달, 산, 물, 돌, 소나무, 거북이, 학, 사슴, 불로초가 십장생입니다.